전문연구요원 훈련소 후기 - 4일차

논산 육군훈련소에서의 3주간 쓴 일기를 타이핑한 것. 2024.01.25 ~ 2024.02.15 3주간 26연대 1교육대대 1중대 2생활관에서 보충역 과정을 수료.

원본을 최대한 유지한 채로, 적당히 가독성만 좋게 정리함.

  • 제대로 된 첫 휴일이다. 그래도 잡일은 좀 있을 것 같다.
  • 아침점호에 상하의 히트텍 다 입고 나갔는데 그래도 추웠다. 도수체조는 많이 익숙해졌다. 나름 재밌고 체계적으로 잘 만든 것 같다. 아침구보는 더 뛰면 좋겠는데 몸이 좀 달아오를만 하면 끝나서 아쉽다.
  • 오늘까지는 생활복 입고 점호를 하는데 내일부터는 전투복 입고 점호라 귀찮을 것 같다. 금방 적응 하겠지?
  • 점호 끝나고 바로 아침식사를 하러 같다. 이제 다들 제법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다.
  • 오전에는 간단히 세면을 하고 대기. 오늘 아침은 꽤 여유로웠다. 앞으로 갈수록 좀 더 개인정비 시간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.
  • TV로 전투훈련 관련 다큐를 봤다. 나랑은 관련없는 내용이긴 하지만 군대 뽕이 차올랐다.
  • 이후에는 자유롭게 TV 시청을 했다. 우리 생활관에서는 엠넷 방송을 틀어뒀다. 나는 별 관심없어서 책 읽었다.
  • 화생방 열외자 조사를 했다. 열외하기는 싫어서 그냥 하기로 했다. 눈 상태만 좀 걱정되는데 방독면을 벗는것도 아니니까 괜찮을 것 같다.
  • 짬나서 남은 일수 관련 몇가지 계산을 했다. 수료까지 평일은 11일, 휴일은 8일 남아있다. (사회에서 타이핑하는 지금 보니 4일차밖에 안 되었는데 이런거 계산하는게 가소롭다 ㅋㅋ)
  • 이제 책좀 읽어야겠다. 드디어 여유시간이 좀 생기는 것 같다.
  • 오후까지는 TV도 보고 널널했다. 저녁식사 이후에 정신없어졌다.
  • 저녁식사 이후에 간단히 체력단련 시간이 있었다. 분대장 조교가 유쾌하게 잘 진행해줘서 재밌고 효과도 좋았다. 팔굽혀펴기 15x3, 스쿼트 20x2 + 점프스쿼트 10x1 을 진행함. 생각보다 빡셌다. 군대이니만큼 체력단련 루틴이랑 지도방식이 잘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.
  • 이후 방독면 착용 교육을 진행했다. 2주 뒤에 2주차 목요일에 해야 할 것인데 왜 벌써 하는지는 모르겠다. 아마 설 때 잘 쉬게 해주려고 앞에 몰아서 하는 것 같다. 방독면 착용해보는 것은 은근 재미있었다. 어렵지도 않아서 금방 익숙해졌다.
  • 방독면 착용 잘 되었는지 확인받는 데까지 오래 걸려서 기다리는동안 수다를 많이 떨었다.
  • 오늘 점심부터 해서 생활관 내 전문연 하는 사람들이랑 연구 이야기를 신나게 하루종일 했다. 이제는 진짜 다들 친해진 것 같다. 요새는 어느 분야든 AI 는 적당히 아니까 공통 주제가 있어서 말이 잘 통하는듯.
  • 중간에 소대장 면담을 했다. 면담때는 아주 인자하게 (표현이 좀 그런게… 나이가 어리긴 함..) 잘 이야기해 주셨다. 정신과 약 복용하는것도 살짝 이야기 하고, 여기가 살만하다고 하니까 “공대 대학원생이면 여기가 살만한것도 그럴만 하지~” 라고 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. 전문연 하는 사람들이 어떤 느낌인지 대충은 아시는듯. 면담 분위기가 편해서 뭐 힘든점 없는지 이야기할때 베레모 바꿀수 있는지도 살짝 말씀은 드려 보았다 ㅋㅋ.
  • 중간중간 분대장들이 따로 불러서 약 어떻게 복용하고 있는지 여러번 물어봤다. 잃어버렸거나, 트래킹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.
  • 위생은 이제 적당히만 챙기고 사실상 체념해서 편해졌다.
  • 오늘 첫 빨래를 했다. 속옷이랑 런닝 재고가 생겼다.
  • 불침번 초번 (22:00 ~ 23:00) 을 섰다. 당직사관이 좀 빡센 사람이었는데, 불침번 초번 인원들이 늦게 모여서 소리를 크게 한번 질렀다. 나는 뭐 제때 갔으니 상관없지라는 마음으로 그냥 서 있었다.
  • 그런데 바로 옆 생활관에서 불침번 준비하던 훈련병이 공황이 왔더라. 호흡곤란이 꽤 쎄게 온 것 같은데 분대장이랑 당직사관도 좀 당황하고 가서 달래 주더라.
  • 뭐 일단 모르겠고 불침번을 서러 갔다. 30분에 1, 2생활관 인원체크하고 온습도 보고만 하면 된다.
  • 불침번 서다가 약을 받아서 복용하러 갔는데 그 과정에서 몇가지를 엿들었다. 당직사령인 것 같은 중사님이 계셨는데
    • “내일 신체검사 받고 화요일에 나가게 될 테니… 08시까지만 버티면 된다”
    • “여기 와서 잠을 한번도 못 잤다는데 얼마나 힘들겠냐”
    • 등등의 이야기를 들었다.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방금 공황 온 그 훈련병을 말하는 것 같았다.
    • 나중에 불침번 중간에 당직사관이랑 분대장이랑 지나가면서 하는 이야기도 들었는데… 교육대장님이 아시면 일이 좀 커질 수도 있을 것 같다. 원래는 소리지르거나 하면 안되긴 하는건가 보다.
  • 불침번 서다가 잡담하면서 들었는데, 공황 온 훈련병이 사실은 “군복만 입으면 호흡곤란이 생기고 벗으면 나아진다” 라 카더라. 같은 생활관 쓰는 훈련병한테 들은. 그 사람은 한양대 전기과 전문연이고 생활관에 전문연이 2~3명밖에 없다더라. 그래도 공익들이랑 지내는 것 재미있다고 했다.
  • 오늘 핸드폰은 13:30~14:30 에 사용했다. 첫 20분만 아슬아슬하게 신호가 잡히고 이후에는 한번도 안 됐다. 내가 할 수 있는 액션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. 일단 의심가는 프로그램들을 지워보기는 했다: VPN, Slack, Discord, 이메일 등… 그래도 아무 효과 없긴 하더라. 짧은 시간동안 부모님, 우현이형, 범석이형이랑 통화함.
  • 내일은 야외훈련은 없는데 좀 더 편하려나? 전투복은 몸에 적당히 편한듯.
  • 우리 생활관 분대장 훈련병이 실용음악과 보컬전공 졸업생이더라. 나중에 화성학 공부하다가 물어봐야겠다.
  • 27번 분대장 훈련병이 베레모를 잃어버려서 불침번 시간에 같이 찾아 주었다. 다행히 금방 찾긴 했다. 어제 분대장님이 27번 베레모로 각 잡는것 시범 보여주고 28번 의류관물대에 잘못 넣은듯. 금방 찾아서 다행이다. 나도 어제 비슷한 경험을 해서 마음이 이해가 잘 갔다. 못 찾는 줄 알고 걱정을 엄청 하길래 위로(?)(격려?) 를 불침번 시간동안 해 주었다.
  • 침대 옆자리 28번 훈련병이 취침시간 라디오방송 사연 낭독자에 당첨되었다. 대본 쓰기를 어려워하는 것 같길래 적극적으로 도와줬다. 자기는 제안서같은거 써본 적도 없다고 말을 잘 지어내는 날 보고 신기해하더라. 이러면서 좀 더 친해진 것 같았다.
  • 20번 훈련병도 적당히 좋은 사람인 듯? 생활관에 이상한 사람 없이 다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.
  • 너무 전문연들끼리만 신나게 떠드는 것 같아서 약간의 걱정은 된다. 뭐 지금 분위기대로만 가면 큰 문제는 아닐 것 같다.
  • 마스크 사온 게 KF94 가 아니라 덴탈마스크라서 써도 될 지 모르겠다. 안되면 나중에 PX 한번 보내준다는데 그때 사둬야 할듯.
  • 지금 시점이 23:40, 일기 다 쓰고 자기 직전인데 눈이 꽤 따갑다. 화생방 방독면 때문인가? 내일되면 괜찮겠지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