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문연구요원 훈련소 후기 - 6일차 (1월 30일, 화요일)
논산 육군훈련소에서의 3주간 쓴 일기를 타이핑한 것. 2024.01.25 ~ 2024.02.15 3주간 26연대 1교육대대 1중대 2생활관에서 보충역 과정을 수료.
원본을 최대한 유지한 채로, 적당히 가독성만 좋게 정리함.
- 상하의 내복에 핫팩까지 가지고 아침점호 나가니까 살만 했다.
- 오늘 유독 식사가 잘 나온 것 같다. 점심에는 바비큐폭립, 저녁에는 닭강정이 나왔다.
- 저녁에 공중전화 10분을 또 줘서 엄마 아빠랑 통화했다. 내일 아빠 생일인데 생일축하 한마디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.
- 오전에는 예방접종을 받으러 다녀왔다. 강당에 모여서 군의관 설명을 들었다. 설명 도중 군의관이 소리를 크게 한번 질렀는데, 훈련병들끼리 잡담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. 그럴만 하긴 한데, 너무 급발진 한것 같아서 어이없긴 했음.
- 예방접종은 뇌수막염, 독감, 파상풍 중 파상풍 하나만 맞았다.
- 오후 교육은 오늘도 김민지 중사님이 와서 진행하셨다. 어제와 다를 것은 별로 없었다. 우리 생활관 18번 훈련병이 질문 대답을 크게 해서 PX에 갈 기회를 따냈다. 다들 음료수를 많이 사 와 달라고 주문했다.
- 20시 정도부터 갑자기 피곤해졌다. 정신적으로 체력적 한계가 온 것 같다. 교육을 너무 대충 자습으로 시켜버리니까 짜증이 나서 그런 것 같다. 짜증날 일까진 아니긴 한데 내 성격에 안 맞아서 그런 것 같다.
- (검열삭제)
- 빨래 건조기가 별로인지, 많이 돌려서 그런지 빨래가 조금씩 덜 마른다.
- 오늘은 불침번이 01:00 ~ 02:00 에 있다. 불침번 서면서 뭔가 할 거리를 생각해 둬야겠다.
- 저녁 먹기 직전에 뜀걸음 체력측정을 했다. 1.5km 를 달렸는데 150명 중 28등을 했다. 등수로 보면 나쁘지 않은데 체력검정 기준에서는 5급도 못 받는 수준이다. 수료할 때 까지 합격 커트라인인 5급이 가능할 지 모르겠다.
- 지금까지 느낀 분대장님들 인상.
- (xㅎㄱ) 분대장님은 무난하게 착하다.
- (xㅂㅊ) 분대장님은 착한것도 그렇고 재미있어서 따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다. T1팬.
- (xㅅㅊ) 분대장님은 FM 으로 하는데 적당하긴 해서 나쁘지 않다.
- (xㅁㄱ) 분대장님은 좀 가오를 잡는 느낌. 군대 훈련소니까 당연히 그럴만 하긴 한데 다른 분대장들과 온도차이가 좀 있다.
- 나머지는 아직 잘 모르겠음.
- 뜀걸음 뛰니까 배고프다. 아직 부식으로 나온 과자나 간식들은 전혀 먹지 않고 있다. 식사도 밥은 거의 안 먹고 야채+육류로 먹고 있다. 여기서는 체중을 잴 수가 없으니 어떻게 잘 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. 일단 참을 수 있는 데까지는 간식거리를 안 먹을 생각이다.
- 멘탈이 조금 안 좋아진 것이 몸 컨디션 문제일 수도 있겠다. 같은 생활관 사람들도 그렇고 이제 감기가 도는 것 같다. 나중에 나도 분명 걸릴듯.
- 소대장님이 훈련 열외와 체력검정 관련해서 겁을 좀 주었다. 열외를 너무 많이 하거나 체력검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수료를 못 할 수도 있다고. 그런데 그냥 겁만 주는 것 같다. 내가 못하면 여기 사람들 수료 못할사람들 엄청 많을테니까… 별 심적 부담은 없다.
- 18번 훈련병이 받은 PX 인센티브는 오늘 못 가고, 내일 가지 않을까 싶다.
- 내일은 비가 좀 온다고 한다. 아마 판초우의를 입을 것 같다. 다른 사람들은 판초우의 냄새가 싫어 죽을라 하는데 나는 그럭저럭 살만 했다. 그냥 물 찌든때나 습한 곳 냄새 정도? 유전적으로 냄새 관련 민감한 포인트들이 다르다는데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. 어찌됐든 나쁘지 않음.
- 내일은 개인화기(총기) 훈련을 한다. 실제 총기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라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. 자세잡는 연습을 할테니 팔꿈치/무릎 보호대를 차고 나가야겠다.
- 01:00~02:00 불침번이라 전투복을 입고 자려고 한다. 점점 위생 기준이 낮아지는 것 중 하나.
- 앞으로는 쭉 야외훈련이라 몸은 좀 힘들어도 시간이 빨리 가고 오히려 재밌을 것 같다. 물론 지금까지도 시간이 빨리 가기는 했는데… 일단 이번주까지만 버티면 어떻게든 될듯. 설 연휴가 되면 사실상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다.
- 슬슬 사회에서 하던 것들 생각이 좀 난다. 롤이랑 롤체가 조금 하고싶긴 하고, 먹을것은 피자 생각이 제일 많이 남. 어제는 롤하는 꿈을 길게 꿨다.
- 연구실의 삶보다 여기가 나은가? 하고 생각해 보았는데… 그건 아닌것 같다. 연구실도 나름 재밌게 다니고 있었으니까.
- 여기까지 쓰고 불침번때 가능하면 잡생각을 조금 더 써보자.
- 2중대 사람이랑 공동현관 불침번을 섰다. 몇가지 이야기한 내용은.
- 오늘 소리지른 군의관을 주말에 폰 받으면 찌르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. 저쪽 생활관에 국회의원(이랑 연이 있는 사람인듯? 정확히 못 들음)이 있어서 진짜 고위간부한테 찌른다는듯. “너넨 군인도 아니잖아” 라고 한 발언이 문제가 좀 될수도?
- 2중대에서는 PX를 다녀왔는데, 시간이 5분밖에 없고 에코백 1개어치밖에 못 산다고 한다. 내일 18번한테 알려줘야겠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