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문연구요원 훈련소 후기 - 9일차 (2월 2일, 금요일)
논산 육군훈련소에서의 3주간 쓴 일기를 타이핑한 것. 2024.01.25 ~ 2024.02.15 3주간 26연대 1교육대대 1중대 2생활관에서 보충역 과정을 수료.
원본을 최대한 유지한 채로, 적당히 가독성만 좋게 정리함.
- 아침점호는 뜀걸음 안하고 빨리 끝났다.
- 저번에 군의관을 여러명이 찔렀나 보다. 연대장 선까지 갔고, 교육대장님이 방송으로 해명을 헀다. 군의관 본인이 사과를 하는 시간을 따로 잡는다고 한다. 생각보다 일이 커졌나 보다.
- 영내에서 사격술 훈련을 했다. 오전에는 탄알집 교체 방법과 총기 분해 및 조립 연습을 했다. 총기 분해 조립 연습할 때 많이 추웠다. 2분 20초 내에 분해 및 조립을 완료해야 합격인데 적당히 연습시키다가 전원 합격을 줬다. 앞으로 다른 훈련도 비슷하게 넘길 것 같다.
- 분대장들이 재장전이랑 총기 사격술 시범을 보여줬다. 칼같이 하는 것이 정말 멋있었다. xㅁㄱ 분대장이랑 xㄷㅇ분대장이 재장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대결을 했다. 1소대 훈련병들 다들 모여서 환호하면서 봤다. 이런 소소한 자극이 소중한 것 같다.
- 오후 시간에도 사격술 훈련을 했다. 네개 루틴으로 다양한 사격자세와 재장전 방식, 안전검사 등을 연습했다. 분대(생활관)별로 루틴을 맞는 자세로 잘 외웠는지 평가를 받았다. 우리 분대가 가장 먼저 도전해서 2번 시도만에 합격했다. 덕분에 생활관으로 조기에 복귀해서 미리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. 잘 지휘해준 27번 분대장 훈련병에게 감사하다. 많이 긴장했는지 실수했을 때 죄책감을 가지는 것 같던데, 다른 분대원들이 격려를 잘 해주었다. 이런 곳에서 전우애를 느낄 수 있었다.
- 교육은 xㅁㄱ 분대장과 3소대 소대장님이 진행했는데 정말 재밌게 잘 해주었다. 다른 동기들도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였다.
- 옆에서 각개전투 훈련을 받는 다른 중대 훈련병들이 잠깐 보였는데 꽤 재미있어 보였다. 각개전투 훈련이 가장 걱정되는데 그래도 재미있어 보여서 좀 안심이다.
- 우리 생활관이 다음 주 월요일에 배식, 화요일에 설거지를 하게 되었다. 하루정도면 뭐 할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. 우리 생활관 사람들이랑 같이 하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.
- 내일 PX를 갈 것 같다. 일요일일 수도 있고. 가서 음식보다는 생필품 위주로 사올 것 같다. 어떤 것을 사야 할 지 미리 정해놓아야 겠다. 가능하면 수건, 속옷 여분을 좀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.
- 저녁 19:30에 체력단련을 했다. 1소대 전체가 자율적으로 진행했다. 나는 18, 17, 28번이랑 같이 연병장을 두세바퀴 돌았다. 끝나고 샤워까지 하니 아주 상쾌했다. 이정도 운동/활동량이면 적당히 살도 빠져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. 물론 과자 안 먹고 식사량 조절도 계속 해야겠지만 말이다.
- 저녁식사 하기 직전에 정신전력 교육 평가를 했다. 김민지 중사님이 강의했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에세이 형태로 적으면 되는 간단한 내용이었다.
- 육체적인 피로가 좀 쌓인 것이 느껴진다. 오늘은 불침번도 없이 내일이 주말이라 푹 쉴 수 있어서 다행이다.
- 이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난다. 시간은 여전히 빨리 간다.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것 같다. 적응은 어느정도 되고 긴장도 풀렸는데, 그래서 그런지 빨리 돌아가고 싶은 느낌.
- A급 전투복을 저녁점호랑 불침번 때만 입으려고 한다. 오늘 처음 입어 보았는데 새것이라 그런지 확실히 기분도 좋고 빳빳해서 멋이 난다.
- 저녁점호 시간에 중대장님이 각종 민원에 대한 답변을 해 주었다. 민원 내용이 너무 유치한 것들이 많았다. 예를 들어…
- 급식의 질 -> 나는 충분히 잘 나온다고 생각하기는 한다. 사람에 따라 느끼는 게 다르긴 할듯.
- 교장까지의 거리 -> 놀러온 것도 아니고… 좀 심한듯
- 화장실 시설 노후화 -> 이것은 나도 동의… 근데 어쩔수 없는 부분일듯
- 흡연권 보장 -> …
- 공익 이미지란게 뭔지 느껴졌다. 우리 생활관이랑 내 주변에는 이런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.
- 흙먼지가 많이 날려서 눈이 아프다. 감기기운은 아직 없다.
- 부식으로 나온 과자들이 이제 남아서 쌓인다. 오늘은 제로 카카오케이크에 더해서 프링글스까지 한통씩 더 줬다. 절대 안 먹는다.
- 내일은 드디어 제대로 된 주말이다. 핸드폰 쓸 때 신호가 잘 터졌으면 좋겠다. 책도 읽으면서 여유를 좀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.
- 오늘은 일기를 짧게 마무리하고 (적을만한 일이 별로 없기도 했다), 내일 심심하면 조금 더 보충하든지 해야겠다.